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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남친이랑 일년 연애하고 지금 같이 지낸지 넉달정도 됐습니다.
제가 이직을 해야 해서 경기도인 남친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어요.
본가가 경북이라 남친이 취준을 새로 하는동안 올라와서 자기랑 지내면 어떻겠냐고 계속 제안을 해서, 진지하게 만나는 관계여서 같이 살아보면 어떨지 볼 겸 서울쪽으로 가까이 올라올 겸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애초에 남자친구가 자기가 지내는 집이 방도 많고 큰 아파트라 월세나 관리비 부담 안해도 된다고 와서 지내라고 했었습니다. 제가 새로 직장 구하는 동안 모아놓은 돈 쓰게 될 테니까 자기가 부담을 좀 덜어주겠다고요. 고맙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 내가 좀 더 잘 챙기면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같이 살다보면 으레 생기는 사소한 생활방식 차이는 있었지만 큰 다툼 없이 잘 지내왔어요.
그런데 오늘 제가 음식 해먹으면서 자긴 안 가져다주고 저만 먹었다고 앞으로 저한테 호의 베풀 일 없을거라네요. 제가 이기적이고 감사할 줄 모른대요.
남자친구가 지금 회사에서 해주는 연수? 같은 걸 온라인으로 받는데 이게 미국 시간이라 저녁부터 새벽까지 그 강의를 들어요. 제가 이 연수 시작한 이후로 뭐 간식 가져다줄까, 차 마실래, 방으로 뭐 갖다줄까, 이렇게 여러번 물어봤는데 매번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물이나 음료수만 사이사이 가져다 줬었어요.
제가 워낙...밥이 중요한 한국인이거든요
잘 먹고 살아야 되고.. 남들도 밥 안챙겨 먹으면 되게 마음쓰이는...?
그래서 같이 산 이후로 여러번 이 친구랑 밥 같이 먹으려고 늦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자기 회사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니까 그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밥 혼자 먹으면 뭐 큰일 나냐는 투로...? 조금 섭섭하기도 했지만 뭐 사람마다 다른거니까 그려러니 했습니다.
강의 시작전에 배 안고프냐고 물어봐도
“배고파. 근데 수업있잖아.” 이러고 서재로 들어가버려서
저는 아 집중하는데 방해돼서 수업중에 뭐 먹기 싫어하나보다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물어볼때마다 됐다고 했으니 앞으로는 괜히 물어서 귀찮게 하지 말아야지 싶었죠.
그런데 제가 오늘 저녁에 두루치기를 만들어서 먹었는데 중간에 잠깐 화장실 간다고 나오더니 너는 요리를 해놓고 말도 없이 혼자 먹냐고 그러는거에요.
근데 저는 당연히 수업 중간에 있는 쉬는시간에 먹을 줄 알았거든요. 그게 한국 시간으로 새벽시간이고 제가 밥 먹었을 때도 이미 저녁 아홉시쯤이어서 새벽까지 기다릴 순 없잖아요...?
그리고 당연히 남자친구 몫까지 넉넉하게 만들어 놨었고, 밥도 새로 해놨었어요. 덜어놔봤자 식을거니까 팬에 담이놨었거든요. 저는 제것만 덜어먹고.
그런데 표정이 굳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리더라고요.
문자로 그런거 아니고 너 먹을것도 다 준비돼있다고 밥도 보온으로 돼있고 덜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방에 가져다주면 될걸 왜 혼자 먹냐고 이기적이고 배려가 없대요.
저는 진짜 롸???? 엥?????
이 상태여서 계속 설명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뭐 먹겠냐고 물어봤을 때 너가 매번 됐다고 했고, 예전에 내가 뭐 가져다 줬을때도 안먹고 그대로 가지고 나오지 않았냐. 그래서 수업중에 뭘 먹는 걸 안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랬더니 그 전 수업은 카메라가 켜져 있어서 그런거고 지금 수업은 아니래요. 카메라 안 키고 있는 걸 보긴 했는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아나요... 그리고 자기가 그냥 방으로 가져다 줄 수 있겠냐고 말만 하면 당연히 가져다 줄 텐데?
근데 저보고 그런걸 말을 해야 되냡니다.
자기 집에서 살고 자기가 사놓은 걸로 요리하고 (오늘은 제가 장 봐와서 한건데 평소 식재료 부담을 이 친구가 더 많이 해요 한 60~70%) 하면서 자긴 쏙 빼놓고 저만 먹냬요. 당연히 가져다 줘야하지 않냐면서.
먹고싶고 먹어도 되는 줄 알았으면 당연히 가져다 줬겠죠 그게 뭐라고... 그런데 제 설명은 안듣고 계속 말을 그런식으로 하는거에요.
결국에는 막 남자/가장을 어떻게 먹여줘야 되는지 모르냐. 너가 이 집? 에 기여하는 게 뭐냐 이런 말까지 하더라고요...?
이게 제일 충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저런 가부장적인 말 한적 없었거든요. 제가 저희 아버지 때문에 워낙 그런거에 질색팔색하는것도 알고 있고요.
물론 가부장제를 떠나서 이 친구가 지금 저랑 같이 살면서 월세나 관리비 달라고 안했으니까 그만큼 제가 할수있는 집안일은 더 하려고 했어요. 기브앤 테이크라기 보다는 좋아하고 고마우니까 저도 잘해주고 싶은 당연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근데 저렇게 말을 하니까 너무 뒤통수가 띵합니다.
지금까지 저한테 되게 잘해줬어요. 제가 원래 되게 소박한 편인데 이 친구는 저한테 자꾸 좋은 걸 해주고 싶어해서 평소라면 절대로 할 일 없는 비싼 호텔, 스파, 오마카세 어쩌구 등등 남자친구 덕에 호강한적도 많고요.
제가 이런거 안해줘도 된다고 나는 부담스럽다고 해도 자기는 이런게 좋으니 너도 당연히 나랑 같이하는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내가 너한테 해주는게 얼만데 밥도 안갖다주냐 이렇게 말을하고 제 설명도 안 들으니 너무 답답해요.
경제적으로 똑같이 상응하게 보답해줄수 없으면서 해준다고 받은 제가 잘못한 건가요?
남자친구 집에서 같이 지내는,
어떻게 보면 얹혀사는 상황이니까
먹을거든 아니든 저는 무조건 음식을 차려서 가져다줬어야 했던 걸까요?
직장 괜히 그만뒀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드네요...
+추가글
하루가 채 안지났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햇수로 넉달정도라고 적었는데
날짜로 세어보니 어제가 석달을 딱 채우는 날이었네요.
석달이든 넉달이든 이 친구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더 좋은 자리 더 좋은 직장 욕심 그만부리고 우선 빨리 다시 취직을 해야겠어요.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한다는 게 애초에 제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제가 질린건가 싶은데 그것도 사실 의문이 드는게 당장 저번주만 해도 친구랑 쉬고 오라고 남자친구가 호캉스까지 보내줬었거든요 이틀동안. 제 제일 친한 친구가 최근에 힘든 일이 생겨서 심란해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도 제가 이 친구랑 많이 친한 걸 잘 알아서... 이것 역시 제가 괜찮다고 여러번 거절했는데 친구 호강시켜준다 생각하고 다녀오라면서 보내줬습니다. 당장 며칠 전까지 자기가 자진해서 돈을 써놓고 나흘만에 그 돈이 아까워졌다는 게 저로서는 이해가 안 가지만..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니까요.
다녀오면서 고마운 마음에 선물을 몇개 사왔는데 그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제가 질렸든, 자기가 예상한 방식대로 취직이 빨리 안돼서 실망했든, 갑자기 며칠만에 돈이 아까워졌든, 아니면 어제 그냥 안좋은 일이 있었든, 저도 저런 말을 들은 이상 더 있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본가에서 나온 이유는 저희 부모님이 지금 강원도로 귀촌..? 을 준비중이시라 원래 사시던 집을 정리 중이세요. 강원도에서 지내면서 직접 집 짓고 계셔요. 그래서 강원도에서 당장 생활하시는 곳도 임시거처구요. 제가 혼자 사는게 내키지 않아서 계속 룸메도 알아보다가 일이 잘 안풀리던 와중에 남자친구는 계속 제안을 해서 여기에 오게 됐습니다. 부모님은 어머니만 아세요 아버지는 모르시구요.
돈은 사실...따지고 보면 제가 더 많습니다. 그게 다 묶여있어서 그렇죠 당장은. 다 적금/예금/장기투자중인 주식/집 이렇게라서 당장 현금화하면 저한테도 손해고, 저는 당장 수중에서 굴릴 수 있는 돈으로 생활하며 취준을 하려고 한 건데 그 기간을 좀 여유롭게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해서 올라온 거에요.
제가 소박한 편이라고 말한 게, 저는 큰돈 쓰면서 노는 걸 별로 안좋아해요. 그 돈을 왜 여기에...? 이런 마음이 커요. 저는 돈을 모으는 걸 좋아하거든요. 남자친구는 제 씀씀이가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돈이 없는것도 아니면서 너무 쪼잔하게 군대요. 이런 사소한 게 쌓인 거 같기도 하네요. 애초에 안맞는 짝이라는 말이겠죠. 자기가 저한테 해주는것만큼 저도 자기에게 해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좀 소박하게 살더라도 돈을 더 모아서 나중에 좋은 집을 사자는 주의에요. 조금이라도 더 큰 집이면 더 좋구요. 남자친구는 욜로까지는 아니지만... 버는만큼 많이 쓰는 편입니다. 그래도 뭐 저축을 하나도 안하는 건 아니니까 각자 러이프스타일이 다른거지 생각했습니다.
관리비를 제가 준다고 세네번정도 말을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한사코 됐다고 했습니다. 그때 뭐 다른 방식으로라도 제가 돈을 줬어야 했던 것 같네요 그럼 저런 말 안 들었겠죠. 간식이나 음료를 방으로 가져다 줬던 건... 저는 원래 제가 뭐 먹을때 남들도 나눠주는 편이라서.. 예전에 룸메들이랑 살았을 때도 간단한 건 같이 챙겨주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작은 호의? 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와서는 이런 작은 행동들도 모두 관계를 기울어지게 하는데 기여한 것 같네요.
다들 솔직한 조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부터 집 알아보려구요.
좋은 하루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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